독서리뷰

[독서리뷰] 지금과는 다른 시선으로 나를 돌아보기 '퇴근길 인문학 수업-전환' 1

별의 기록 2025. 2. 2. 10:41
반응형

이번 독서리뷰는 다시 돌아온

퇴근길 인문학 수업

시리즈이다.

 

이번에는 최대한 핵심만 추려서라도 한 개의 포스팅으로 리뷰를 써야겠다고 생각하며 책을 폈지만 12강이 모두 다른, 그것도 흥미로운 주제로 구성되어 있어 읽어내려 가면서 두 번으로 나눠야겠다고 생각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지난번 독서리뷰는 시리즈 중 관계라는 테마의 독서리뷰였고, 이번에는

전환

이라는 테마의 독서리뷰를 써보려 한다.

출간 순서와 상관없이 내가 관심이 가는 테마를 먼저 읽고 있는 중이다.

퇴근길 인문학 수업 시리즈는 백상경제연구원이 서울시교육청과 진행하고 있는 인문학 아카데미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을 바탕으로 기획했다고 한다.

그래서 지은이는 각 강 별로 그 주제의 전문가 12명에 백상경제연구원까지 더해지는 듯하다.

 

기본정보
제 목 퇴근길 인문학 수업 : 전환
지은이 정창권, 민혜련, 신정현, 최옥정, 안하, 전미경, 조상인, 박원주, 나성인, 이정선, 정재서, 안나미, 백상경제연구원
출판사 한빛비즈
정 가 17,000

 

 

프랑스는 매년 6월 고등학교 졸업시험이자 대학진학의 시험과목 중 하나로 철학이 있다고 한다.

교육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게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고, 그 바탕이 철학, 즉 인문학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인문학에서 삶의 답을 찾고 있는 것이다.

 

아이폰 신화를 일으킨 스티브 잡스는 애플은 언제나 인문학과 기술이 만나는 지점에 존재했다고 말했고, 마이크로소프트의 빌게이츠는 인문학이 없었다면 나도 없었고 컴퓨터도 없었을 것이라고 얘기한다. 증권, 금융은 물론이고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스타트업 설립자의 3분의 1이 인문학 전공이라는 분석이 있고,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알리바바의 마윈, 칼리 피오리나 전 HP 회장 등도 인문학 전공자들이다.

 

퇴근길 인문학 수업을 펴낸 이유가 이런 이유들 때문이라고 한다. 직장인이나 학생들에게 인문학을 통해 자기성찰과 치유의 기회를 마련해주면서 동시에 인문학에 대한 지적 갈증도 해소하기위해서다.

백상경제연구원장 이용택님은 이 책을 통해 삶이 피곤할 때 잠시 멈춰 서서 자기성찰과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데 도움이 되고, 한발 더 나아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영감까지 얻길 바란다고 말한다.

 

퇴근길 인문학 수업 : 전환3개의 PART와 각 PART 별로 4개의 강으로 구성된다. 이번 독서리뷰에서는 PART26강까지의 독서리뷰를 할 것이다.

 

<PART1 역사와 미래>

 

‘제1강 마이너리티 리포트 조선’은 인문학자 정창권님의 강의다.

 

남녀가 평등했던 조선의 부부 애정사로 시작되는 강의에서 16세기인 조선 중기까지만 해도 가족관계에서 아들, 딸을 가리지 않고, 친족관계에서 본손과 외손을 구별하지 않았다고 한다.

부계와 모계의 비중이 대등한 구조였고, 남녀의 권리와 의무가 동등했다. 완고한 가부장제와 한 맺힌 여성사와 같은 여성상은 17세기 이후, 특히 18세기 중반 이후 형성됐다.

16세기 친구 같은 부부생활을 한 미암 유희춘과 송덕봉의 이야기에서 서로 대등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당시의 부부상을 엿볼 수 있었다.

17세기 이후 조선 후기에 이르자 혼인 제도는 친영과 시집살이로 바뀌고, 재산 상속도 남녀균분에서 아들 중심으로 변했다. 자연히 여성의 사회적 지위도 하락하고, 남자는 높고 귀하며 여자는 낮고 천하다는 남존여비 의식이 팽배해졌다.

이런 상황에서도 양성평등을 실현한 부부들이 있었는데, 대표적으로 서유본과 이빙허각 부부가 그렇다고 한다. 이들의 이야기로 부부란 원래 서로를 키워주는 인생 동료라는 점을 잊지 않길 저자는 바란다.

 

다음으로 물도사 수선이 말하는 조선의 일상생활사에서 우리나라는 고대부터 물을 아주 신성하게 여겼다고 한다.

고구려의 시조 동명왕의 어머니 유화는 웅심연이라는 우물 출신,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의 왕비 알영도 알영정이라는 우물 출신이고, 이른 새벽 첫 번째로 길은 정화수에 소원을 빌면 뭐든지 이루어진다고 믿었고, 각종 약도 깨끗한 물로 달여야 효험이 있다고 생각했다.

조선시대에 물맛을 잘 구별하는 물도사 수선의 실화에서 물의 무게로 좋은 물을 구별했다는 이야기가 재미있고 신기했다.

요즘 우리는 물을 너무 함부로 대하고 있다. 평소 물을 낭비하는 습관은 물론이고 산이나 계곡에 가서 쓰레기를 아무렇게나 버리며, 심지어 강을 토목공사장으로 만들기까지 했다. 이는 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물을 낭비하고 오염시키는데 어떠한 의식도 죄책감도 갖지 않게 되는 현대사회가 각성하길 바라기에 마시고 사용하는 것 이상으로 물을 보지 않게 됐고, 물을 신성시했던 전통적 문화도 사라진 현실이 나 또한 안타깝게 느껴졌다.

 

야성의 화가 최북이 말하는 조선의 그림문화사에서는 성격이 워낙 괴팍해서 신분과 관계없이 마음대로 행동하거나 원치 않는 그림은 결코 그릴 수 없다며 스스로 한쪽 눈을 찔러버리는 등 광기 어린 행동을 일삼아 '동양의 반 고흐'라 불리는 조선 최초의 직업화가 최북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장애인 재상 허조가 말하는 조선 장애인사에서 조선시대의 선진적인 장애인 복지정책과 사회적 인식을 이야기해준다. 조선시대 장애인은 몸에 병이 있는 사람, 몸이 아픈 사람으로 보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장애인을 불쌍하고 측은하게 여기면서 어떻게든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근대에 이르러 일본의 영향으로 불구자, 즉 뭔가 갖추지 못한 사람이자, 몸의 기능이 결여된 사람으로 여겼다.

조선시대 장애인 복지정책은 현대보다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체계적이었다. 장애인을 자립 가능한 사람과 자립하기 어려운 사람으로 나누어 지원정책을 펼쳤다.

조선시대에는 장애 유무보다 능력을 더욱 중시하여 허조, 권균, 심희수, 윤지완, 김재로, 이원익 등 장애인이지만 판서나 정승에 오른 유명한 인물들이 많았다고 한다.

물론 당시에도 개개인의 인식과 태도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오늘날처럼 심한 차별을 한건 아니다.

현대의 장애인이 사회의 음지에서 살아가는 것과는 달리, 조선시대 장애인은 비교적 양지에서 떳떳한 생활을 했다고 한다.

낯설게 느껴질 수는 있지만 그저 다를 뿐이라는 것을 잊지 않고 살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닌데, 그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편견과 차별을 가져서는 절대 안 될 일이라고 다시 한 번 상기하게 됐다.

 

1강의 마지막인 이야기꾼 전기수가 말하는 조선의 스토리문화사에서 새로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조선 후기에는 거리에서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며 먹고사는 전문적이고 직업적인 이야기꾼이 있었다는 것이다.

강담사, 강독사, 강창사 등이 있었는데, 강독사는 거리에서 사람들을 모아놓고 소설을 전문적으로 읽어주는 사람으로, 흔히 전기수라 했다.

조선 후기에는 소설이 매우 유행했는데 문맹자가 많아 전기수라는 독특한 직업이 생겨났다고 한다.

당시 전기수의 주요 고객은 무지한 서민과 규방의 여성이었다. 이들은 전기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의식을 각성했고, 부정한 현실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전기수는 조선시대 민중 교육자이기도 했다.

저자는 지금 우리 시대에도 초등학교 교과과정에서 이야기책 낭독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고 한다.

어릴 적 학교에서 비가 내리는 날이면 친구들과 무서운 이야기들을 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들을 때마다 무서워했지만 재미있었던 추억이다.

그 추억을 지금의 아이들도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저자의 말에 공감이 갔다.

 

‘제2강 천 년을 내다보는 혜안’은 파리 문화 예술 전문가 민혜련님의 강의다.

 

서로마의 멸망으로 시작해 기독교의 십자군전쟁, 그로인해 활발한 무역으로 변화된 서유럽의 사회, 경제, 문화의 패러다임, 프랑스의 봉건주의와 계몽사상, 프랑스대혁명을 지나 과학혁명과 산업혁명까지 유럽의 역사가 담겨있다.

르네상스를 거치며 로마시대 말부터 지켜왔던 전지전능한 하느님이 우주를 창조했다는 세계관과 결별하게 됐다고 한다. 뉴턴이나 데카르트는 자연을 지배하는 원리를 수학 공식으로 정리하기에 이르렀고, 19세기 말 인간은 세기말 병이라는 권태와 종교적 박탈감, 우울에 빠졌다.

20세기에 도달한 인간은 물질만이 존재하는 세계를 마주하게 됐다. 과학은 산업과 기계를 떠나 인간의 심리라는 영역을 파헤치기 시작했고, 이때 등장한 인물이 프로이트와 구스타프 융이다.

뉴턴과 아인슈타인, 에른스트 마하가 제시한 세계관은 인류가 이룬 찬란한 고대 문명에 마침표를 찍는 계기가 되었다.

인간은 존재와 죽음 사이에 신이라는 장막을 거두고 자의식이 강해졌지만, 자유와 함께 책임이라는 커다란 짐을 스스로 짊어져야 함을 깨달았다.

유럽의 역사는 낯설게 느껴졌는데 이렇게 한 강의로 접하게 되니 한결 친근해진 느낌이 들었다.

 

‘제3강 차로 읽는 중국 경제사’는 차 전문가 신정현님의 강의다.

 

삼황오제 중 삼황의 한명인 신농의 이야기로 차 이야기가 시작된다.

당나라 때 차 산업의 성장에 기름을 부은 유목민, 차 열풍에 휩싸인 영국으로 인해 발발된 아편전쟁, 인도에 밀려난 중국차, 다시 중국차를 일으킨 중국다엽공사와 임상을 통해 확인된 보이차의 약리까지 어디서도 접해보지 못했던 차 이야기가 정말 재미있었다. 찻장에 다양한 차들을 두고 마실 정도로 차를 좋아해서 더 흥미롭게 읽게 된 강의였다.

보이차의 로바스타틴성분이 고지혈을 치료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루이보스차를 식수로 마시고 있는 중이었는데 보이차도 곁들어 마셔야겠다고 생각했다.

 

 

<PART2 심리와 치유>

 

 ‘제4강 치유의 인문학’은 소설가 최옥정님의 강의다.

 

글쓰기를 시작하려는 많은 이들을 도왔던 최옥정님은 2018년 세상을 떠나셨다. 생의 마지막까지 집필의 열정을 멈추시지 않으셨다고 한다.

번아웃 신드롬과 분노조절장애, 불안을 겪고 있는지 점검하는 방법과 극복하는 법 등을 소개해준다. 현대인들이 한 가지씩은 겪을 법한 흔한 증상들이기에 읽어보면 큰 도움이 될 이야기들이다.

마음에 와 닿은 문장이 있어서 기억하기 위해 남겨보려 한다. 이성복 시인의 그날이라는 시에 모두가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라는 구절이 있다. 아픔을 느낄 수 있는 데서 치료가 시작되지만 우리는 스스로의 병을 인정하고 돌볼 여유조차 없다.

고통의 신음을 내지르지 않는다고 해서 나는 건강한 사람인가? 우리의 숙제는 우리 내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어떻게 내 아픔을 다루어야 하는지 생각해보는 것이다.

먼 길이라도 첫발을 떼어야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듯이 작은 움직임일지라도 시작해야 된다고 저자가 힘주어 말하는 게 느껴지는 듯 했다.

 

‘제5강 동양 고전에서 찾은 위로의 한마디’는 국립중앙도서관 고서해제위원인 안하님의 강의다.

 

당나라의 시인 유우석의 이야기로 나이 들어 실직한 당신을 위한 한마디를 전하고, 다산 정약용의 이야기로 자꾸 비겁해지는 당신을 위한 한마디를 전한다.

조선 중기 4대 문장가 중 한 명인 이정귀의 이야기로 언제나 남 탓만 하는 당신을 위한 한마디를 전하고, 행운의 여신 공덕천과 불운의 여신 흑암녀의 이야기로 불운이 두려운 당신을 위한 한마디, 중국 당나라의 시인 왕지환이 지은 등관작루라는 시와 명나라의 사상가 이탁오가 남긴 글로 도전을 주저하는 당신을 위한 한마디를 전해준다.

동양 고전에서 교훈을 얻는 이야기들이 이솝우화에서 교훈을 얻는 것과 느낌이 같아 동화처럼 읽게 됐다.

끝으로 우리 고전에 관심 있는 독자를 위해 한국고전종합DB(db.itkc.or.kr)' 사이트 정보를 알려주는데 다양한 한문 고전을 번역해 디지털 파일로 보관하고 있어 누구나 자유롭게 읽을 수 있다고 한다. 언젠가 꼭 방문해보고 리뷰로 남겨야겠다.

 

이번 독서리뷰의 마지막 강인 ‘제6강 내 마음 나도 몰라’는 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이자 외래교수인 전미경님의 강의다.

 

비만의 위험성과 정신과와의 관계를 이야기하면서 비만의 예방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다.

우울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 대한 글에서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입니다.’라는 문구를 이야기하는데 정신과 문턱이 낮아지기를 바라는 소박한 바람이 담겨 있다고 한다.

자존감과 자기 조절력, 다음으로 중독에 대한 이야기를 지나 기질과 성격에 대한 강의를 들려주는데 재미있게 읽었다.

기질은 자극에 대한 자동적이고 정서적인 반응으로 유전적으로 타고나면 일생동안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성격은 자기 개념, 추구하는 목표와 가치를 담고 있다.

최초반응은 기질이 최종반응은 성격이 조절한다.

기질은 바꾸기 어렵지만 성격은 기질의 최저치와 최고치의 범주 내에서지만 바꿀 수 있다.

기질이 어떻든 성격을 긍정적으로 바꾸면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한다.

나 스스로가 이해가 되지 않던 점들을 MBTI를 통해 조금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던 기억이 떠올랐다. 내가 나를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다가도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질 때가 있는데 문득 떠오른 내 기질은 뭘까?’라는 물음에 다양한 내 모습들이 떠올라 답을 내리기가 어려웠다.

 

이번 포스팅은 퇴근길 인문학 수업 : 전환12강 중 6강의 이야기다.

읽고 독서리뷰를 써내려가면서 책을 그대로 머릿속에 집어넣고 싶을 정도로 오래 기억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만큼 모든 이야기들이 정말 재미있고, 흥미로운 주제들이다. 전혀 몰랐던 이야기들은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것이 재미있고, 조금 알았던 이야기들은 새로운 해석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이상으로 퇴근길 인문학 수업 : 전환첫 번째 독서리뷰 끝.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