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리뷰

[독서리뷰] 나를 바라보고 상대방을 이해하는 심리의 첫걸음, '퇴근길 인문학 수업-관계' 2

별의 기록 2025. 1. 2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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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인문학 수업은 시즌1과 시즌2로 나누어져 현재까지 총 6권의 시리즈로 구성되어 있다. 시즌1은 멈춤, 전환, 전진, 시즌2는 관계, 연결, 뉴노멀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있고, 그중에서 내가 첫 번째로 읽게 된 시리즈는 시즌2관계이다.

 

퇴근길 인문학 수업 : 관계

3개의 PART로 나눠져 있고, PART4개의 강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 각 강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5개로 세분화되어 퇴근길 12주 동안 관계에 대한 인문학을 알아갈 수 있다.

 

퇴근길 인문학 수업 : 관계의 첫 번째 포스팅에서는 PART1PART2를 리뷰했고, 이번 포스팅에서는 마지막인 PART3을 리뷰하려 한다.

 

기본정보
제    목 퇴근길 인문학 수업 : 관계
지은이 전미경, 안나미, 노주선, 김광석, 이장주, 권수영, 김은정, 문승호, 김동훈, 권준수, 박일호, 하수정, 백상경제연구원
출판사 한빛비즈
정    가 17,000

 

 

PART3 '소확행'

 

퇴근길 인문학 수업 : 관계9강 취향의 발견은 인문학자 김동훈님의 강의이다. 단순히 좋아하고 선호하는 것 정도로 생각했던 취향을 저자는 다양한 각도에서 해석해준다.

 

프랑크푸르트학파 테오도어 아도르노는 취향은 역사적 경험을 정확하게 기록하는 지진계라고 정의 내렸고,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는 취향은 가장 강하고 폭력적인 습관이라며 취향은 계급적 구별의식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저자는 대상에 대해 호불호를 느끼는 나의 감성과 선택의 자유가 전제되어야 바른 취향이 발휘될 것이라고 한다.

각자가 취향을 찾는다는 의미는 자유를 만끽하는 나답게 살기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또한 누군가의 취향을 인정하는 것은 관용과 맞닿아 있다고 말하면서, 타인과 다른 나의 모습을 찾고 자기다움을 당당히 드러내며 타인을 관용하는 취향은 자아와 타자를 품는 장이된다고 한다.

 

취향은 무의식 속에서 일정한 패턴을 만들면서 반복된다는 말과 함께 정체성의 어원을 설명해주는데 흥미로웠다.

정체성을 의미하는 단어 ‘identity'는 동일성이란 뜻의 라틴어 ’identitas'에서 왔다. 이 단어는 'idem et idem'의 축약형인데 여기서 ‘idem'은 같은이란 뜻이고 ’et‘는 그리고를 말한다.

번역하자면 정체성이란 같은 그리고 같은‘, 동일한 것의 반복을 의미한다.

 

질 들뢰즈는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차이가 나지만 그러면서도 계속 동일하게 유지되는 무엇인가가 있다고 말한다. 즉 차이를 뿜어내며 변하고 있는 시간 속에서 동일한정체성이 나를 나답게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최근 어린 아이들이 디지털 매체에 쉽게 노출되는 현실도 함께 꼬집었는데 공감이 갔다.

미국 워싱턴대 데이비드 레비 교수에 따르면, 디지털 매체 등에만 아이를 내맡기면 뇌의 회백질이 줄어들면서 결국 이런 아이들의 뇌는 요란스럽게 소리를 내며 튀는 옥수수 알갱이처럼 자극적인 콘텐츠에만 반응하게 되는 팝콘 브레인으로 바뀐다. 정보를 온전히 수용하지 못하는 뇌로 바뀌는 것이다.

단지 미디어에 의한 학습효과에 불과한 취향이라면 그런 취향은 대중매체의 자극에 따른 팝콘 취향정도에 그치고 말 것이라는 것이다.

 

취향에는 정답이 없다는 라틴어 상투 어구가 있다고 한다.

좋은 취향에 대한 반대는 나쁜 취향이 아니라 무취향이라는 문구가 취향에 대한 신선한 해석으로 느껴졌다. 나쁜 취향이라도 여전히 일종의 취향인 까닭에 좋은 사회란 편협한 관심과 사적인 편애를 넘어 자유로운 취향을 수용할 수 있는 사회라고 말한다.

 

끝으로 저자는 말한다. 취향은 곧 인간다움의 회복이다. 나의 감각을 일깨우자, 감각자극으로 생긴 호불호의 감정에 솔직해지자. 그때 비로소 우리는 진정 자유인이 된다.

 

 

10강 뇌로 인간을 보다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권준수님의 강의이다. 최근 우연히 접했던 글을 통해 뇌과학에 호기심이 생기던 나이기에 더 집중하며 읽게 됐다.

 

무게 1.4킬로그램에 불과한 뇌는 인간의 신체 기능은 물로 성격과 행동, 마음까지 좌우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인간의 뇌는 체중의 2.5퍼센트에 불과하지만, 우리 몸에 필요한 전체 에너지 소모량의 20퍼센트를 사용하는 만큼 다른 조직에 비해 훨씬 더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뇌는 약 1천억 개의 신경세포로 구성되어 있고, 1천조의 시냅스로 이루어져 있다. 크게 대뇌, 간뇌, 중뇌, 뇌교, 연수, 소뇌의 5개의 영역으로 구분되기도 한다.

 

인간의 두뇌는 다른 동물에 비해 주름이 심하게 잡혀 있는데, 이는 한정된 두개골 안에서 최대한 면적을 확보하기 위한 진화의 결과였을 것이라고 한다. , 주름이 많이 잡혀 있는 뇌일수록 기능이 더 좋다고 할 수 있다.

 

정보가 한 신경세포에서 다른 신경세포로 전달되기 위해서는 시냅스에서 정보를 전달해줄 수 있는 물질이 있어야 하는데 이를 신경전달물질이라고 한다. 뇌에는 약 200종 이상의 신경전달물질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도파민, 세로토닌, 노르아드레날린, 가바, 글루타민 등이 있고 각기 다른 기능을 한다.

 

20세기 이후 인지과학과 뇌과학이 급속히 발전하긴 했지만 뇌기능은 신경전달물질과 신경세포에 따라 결정되므로, 신경세포의 모든 연결 과정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더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한다. 생각과 감정, 행동 등 인간의 행위는 어디까지나 밖으로 드러나는 현상학적 결과일 뿐이다.

그 아래에서 관련된 뇌의 신경회로가 작용하고, 신경회로는 신경세포와 시냅스에서 신경전달물질의 변화를 일으킨다. 더 나아가 분자나 유전자가 작동하며, DNA까지 연결되어 있지만, 이러한 신경회로와 DNA 작용만으로 정신과 의식이라는 현상을 완벽하게 설명할 수도 없다.

저자는 아직 다 알 수 없는 신비의 영역인 뇌가 백 퍼센트 밝혀지는 날은 아마 영원히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신경전달물질 가운데 세로토닌이나 노르아드레날린이 우울증에 주로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고, 현대인의 2퍼센트가 겪는 강박증 또한 전두-선조-시상-전두엽으로 이어지는 신경회로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뇌과학의 발전으로 마음의 병으로 보이기도 하는 우울증과 강박증도 다양한 치료법이 개발되고 있다. 공통점은 우울증과 강박증 모두 약물치료와 행동치료를 받은 뒤 일어나는 뇌의 변화는 모두 같다는 점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뇌와 마음 그리고 정신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뇌과학이 발달하면서 현대는 모든 정신현상을 뇌의 기능으로 환원하기 시작했다. 인간의 행동이나 감정, 사고 등이 모두 뇌에서 나오는 기능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뇌의 변화가 행동 변화를 이끄는 것과 마찬가지로 생각과 행동의 변화가 실제 뇌의 물리적 구조와 기능을 변화시킨다고 한다. 같은 상황을 겪은 사람들이라도 다른 생각과 감정을 느끼는 경우가 있는데 뇌가 받아들이는 것이 곧 나의 세상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보고 느끼는 것만이 진실이고 사실이 아니라고 한 번 더 생각하게 됐다.

 

뇌과학 연구에 따르면 뇌 속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은 인간 행동의 동기부여와 관련이 있다. 도파민은 목적을 달성하고 난 뒤보다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 더 많이 분비된다고 한다.

활기차고 만족스러운 삶을 누리려면 뇌 속 도파민이 풍부하게 분비되어야 하는데,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행위가 뇌를 자극하고, 또 도파민 분비를 촉진해 만족감과 동기부여 체계에 시동을 걸게 된다고 한다.

이를 근거로 저자는 행복은 의외로 가까이에 있다고 말한다. 바로 우리 머릿속 말이다. 뇌 속 도파민을 분비하기 위해 소소하지만 끊임없이 뇌를 일깨우는 과정이 내가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이다.

 

쉽지 않겠지만 마음이 지치고 힘든 사람들에게 그동안의 접근방법과는 다르게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는 강의라고 느껴졌다. 슬픔과 우울감에 잠식되어 있을 때 세로토닌과 노르아드레날린의 영향으로 내 기분이 우울하고, 이 감정을 극복하기 위해 도파민을 분비시켜봐야겠다.’ 라고 생각하면 감정에만 갇혀있던 자신을 한발 떨어져 객관적으로 볼 수 있고, 이성적인 사고로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11강 현대인을 위한 여행인문학은 서평가 박일호님의 강의이다.

 

저자는 사람들이 여행을 떠나려고 하는 이유에 대해서 호모사피엔스가 생존을 위해 새로운 땅을 찾아 나서야 했던 때로부터 내려온 인간의 본성이라고 한다. 같은 시대를 살았던 다른 종은 변화를 꺼리고 특정한 환경에서 살아가기를 고집해 멸종한 반면, 호모사피엔스는 낯선 땅으로의 이동을 마다하지 않았기에 살아남았을 것으로 추정한다는 것이다.

 

여행을 단순히 낭만적인 이미지로만 소비하려는 생각에서 벗어나 여행자, 도시, 지역민 모두에게 이로운 지속 가능한 여행을 소개해주는데 앞으로의 나의 여행에 참고하고 싶은 내용이었다.

대표적인 것이 '착한 여행'으로 불리는 공정 여행과 생태여행인데, 공정여행은 현지에서 생산되는 것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해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자는 취지를 담고 있고, 생태여행은 지역의 자연과 환경을 파괴하지 않으면서 청정여행을 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이처럼 누군가의 여행지가 어떤 이의 삶의 터전임을 잊지 않는 공생과 배려의 정신, 그리고 몸이 조금 불편해지더라도 마음이 그만큼 편해지는 공감과 소통의 여행이 필요하다. 그게 유통기한을 늘리는 인문 여행 정신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활자는 이미지가 분명하지 못하고 모호해 읽는 사람마다 저마다의 상상력을 피워 올린다. 아직 접하지 못한 곳을 직접 보고 느끼며 현실 너머를 들여다보기 위해 떠나는 게 여행이다. 이런 면에서 독서라는 방식은 이보다 더 어울릴 수 없다고 하면서 더 풍성하고 깊은 여행을 하는데 도움이 될 시나 소설, 산문집도 추천해준다.

 

이어서 저자의 인도 여행기도 함께 들려주는데 짧은 이야기지만 저자의 여행이 자유롭고 유쾌하게 느껴졌다.

늘 그랬듯이 여행은, 좋게도 나쁘게도 모든 것이 좋았다.’는 문장이 크게 와닿았는데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더라도, 날씨가 좋지 않아도,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여행이기에 경험할 수 있다는 생각에 여행은 뭐든 좋다는 내 마음가짐과 같았기 때문이다.

 

끝으로 저자의 사심을 듬뿍 담은 여행을 부르는 4권의 책을 소개해주면서

여행은 가는 것이 아니라 하는 것이다.
다리 떨릴 때가 아니라 가슴 떨릴 때 떠나야 한다.
그리고 언젠가 행복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 행복해지기 위해 여행이 필요하다.

고 말하는데, 이런 저자의 모습에 이 사람 여행에 진심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지난 여행들도 물론 행복한 순간들이었지만 이 강의를 읽고 나니 앞으로는 정형화된 여행이 아닌 나만의 방식으로 여행을 떠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광지와 맛집을 찾아다니며 어떻게 보면 남이 제시해준 길을 찾아다니는 관광객이 아닌 내 시선과 마음이 향하는 길을 가는 그런 자유로운 여행자로서의 여행을 도전해보고 싶어졌다.

 

 

퇴근길 인문학 수업 : 관계의 마지막 강인 12강 키워드로 알아보는 북유럽은 북유럽연구소 소장인 하수정님의 강의이다.

 

당장이라도 배낭여행을 가고 싶게 만드는 여행 강의 바로 다음으로 북유럽 강의가 이어지는게 과연 우연일까 싶었다.

 

한국의 이라는 단어와 같이 나라마다 그 나라의 특성을 담은 단어가 있다. 저자는 그 나라의 근간이 되는 문화와 정신을 살펴볼 수 있는 북유럽의 특성을 표현하는 단어를 소개해준다.

 

노르웨이의 ‘프리루프츠리브’

단어 그대로 해석하면 '열린 공기 속 삶'이라는 뜻으로, 자연 속의 삶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특별한 날에만 누릴 수 있는 게 아니다. 스스로 환경문제에 있어서는 극단주의자라고 자처할만큼 자연사랑에 애틋한 노르웨이인들에게 프리루프츠리브는 평범한 삶의 방식이자 삶의 일부에 가깝다. 프리루프츠리브가 노르웨이 사람들의 꿈이라면, 이들은 이상을 일상 삼아 살고 있는 셈이다.

 

덴마크의 ‘휘게’

행복감을 느끼는 상태, 편안하고 아늑한 기분이 드는 상태를 말한다. 덴마크인이 추구하는 삶인 휘게 에는 화려하거나 값비싼 장치가 필요하지 않다. 행복에도 별다른 조건이 필요 없다는 뜻이다. 허례허식 없이 자연스러운 상태, 휘게를 추구하는 것이야말로 덴마크가 몇 년째 나라별 행복지수 순위 1위를 지키고 있는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스웨덴의 ‘피카’

커피나 차를 마시며 이야기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이는 가벼운 잡담이 될 수 도 있고, 진지한 대화 요청, 때로는 데이트 신청일 수 있다. 스웨덴에서 모든 관계는 피카로 시작한다고 할만큼 일상적인 단어라고 할 수 있다.

스웨덴에서 또 하나 중요한 단어는 라곰이다. 우리나라 말로 치면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적당히정도에 해당한다. 라곰은 스웨덴어 지만 라곰의 정서는 북유럽 전체에 적용된다.

 

핀란드의 '시수'

어떤 어려움에도 절대로 굽히거나 포기하지 않는 인내와 강인함을 표현하는 단어이다. 어떤 어려움 가운데서도 묵묵히 버티며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정신을 한 단어로 표현하는 핀란드어다.

 

다음으로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세 인물을 소개해주는데, 오딘, 토르, 로키가 그 주인공이다. 북유럽은 신마저도 평범하다. 북유럽은 그 평범함이 가장 보편적이고 위대한 가치로 여겨지는 사회라고 한다. 남들보다 뛰어난 무언가를 가치로 여기는 사회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북유럽 문화가 말 그대로 평범하지만 이상적인 사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케아와 노벨상이 북유럽의 한 나라인 스웨덴에서 시작됐다는 새로운 정보도 알게 됐는데, 이케아 설립자인 캄프라드와 노벨상을 만든 알프레드 노벨의 이야기가 하나의 동화같이 들렸다.

 

퇴근길 인문학 수업 : 관계의 두 번째 독서리뷰를 모두 작성하고 나서 실수로 글이 사라졌다.

복구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공들여 쓴 글을 다시 볼 수 없다는 생각과 그 시간이 아까워서 속상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지금 다시 글을 쓰다 보니 이전과는 또 다른 생각과 느낌을 표현할 수 있어 그 잠깐 사이에 나에게 와 닿는 문장이 달라진다는 게 신선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서 같은 책을 실수로 두 번 포스팅 하고 싶은 경험을 다시 하고 싶진 않지만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퇴근길 인문학 수업 : 관계편만 보아도 인문학은 광범위하면서도 우리 일상과 굉장히 밀접한 학문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퇴근길 인문학 수업의 다른 시리즈도 빠른 시일 내에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상으로 퇴근길 인문학 수업 : 관계두 번째이자 마지막 독서리뷰 끝.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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