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리뷰

[독서리뷰] 나를 바라보고 상대방을 이해하는 심리의 첫걸음, '퇴근길 인문학 수업-관계' 1

별의 기록 2025. 1. 23.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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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은 가장 인간적이면서도 인간과 가장 밀접한 학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인문학에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관심이 갔다.

퇴근길 인문학 수업

은 인문학에 관심은 있지만 인문학 서적은 처음인 나의 시선을 이끌었다. 퇴근길에 가볍게 읽으면서 인문학과 친해질 수 있는 정도의 책이라고 생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찾은 퇴근길 인문학 수업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분량도 꽤 있는 편인데다가 내용도 전부 흥미로웠다.

그래서 이전 독서리뷰인 자존감 수업과 같이 퇴근길 인문학 수업도 두개의 포스팅으로 나눠서 기록해보려 한다.

 

기본정보
제    목 퇴근길 인문학 수업 : 관계
지은이 전미경, 안나미, 노주선, 김광석, 이장주, 권수영, 김은정, 문승호, 김동훈, 권준수, 박일호, 하수정, 백상경제연구원
출판사 한빛비즈
정    가 17,000

 

 

퇴근길 인문학 수업은 시즌1과 시즌2로 나누어져 현재까지 총 6권의 시리즈로 구성되어 있다.

시즌1은 멈춤, 전환, 전진, 시즌2는 관계, 연결, 뉴노멀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내가 이번에 읽은 시리즈는 시즌2관계로 나를 바라보고 상대방을 이해하는 심리의 첫걸음을 위한 인문학 수업이다.

 

퇴근길 인문학 수업 : 관계3개의 PART로 나눠져 있고, PART4개의 강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 각 강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5개로 세분화되어 퇴근길 12주 동안 관계에 대한 인문학을 알아갈 수 있다.

 

인문학은 근본적으로 성찰의 학문으로 퇴근길 인문학 수업 : 관계는 성찰의 과정에서 나 자신, 나와 사회의 관계를 되짚어보게 되는 책이라고 소개된다.

 

PART1 '1인 생활자'

 

1강 자존감의 뿌리를 찾아서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전미경님이 쓴 글로, 직전에 자존감 수업과 이야기가 중복되지 않을까 했는데 생각 외로 새롭게 풀어진 자존감에 관한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여기에선 자존감을 두 가지로 나눠 설명하는데 모든 인간은 존중받을 권리가 있고, 나 또한 인간이므로 나는 존중받을 만한 존재라는 자기 확신과 인생을 살면서 맞닥뜨리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도 도전에 응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갖추고 대처할 수 있다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을 의미한다고 한다.

 

자존감이 낮은 두 명의 사례로 자존감이 낮은 사람의 내면을 보여주는데 이 둘의 공통점은 인지 왜곡으로 타인을 바라본다는 것이다. 인지 왜곡은 잘못된 생각을 단정적으로 판단해 타인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갖게 되고, 그 감정을 실제 행동에 반영해 자신과 타인 모두의 불행을 초래한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합리적 이성의 힘이 떨어져 세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힘이 부족하기 때문에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을 합리적으로 의심하고 물음과 고민의 싹을 틔우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자신이 가진 이성의 힘으로 스스로 인생을 돌아보는 성찰이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2강 내 길은 내가 간다는 한문학자인 안나미님의 강의로 권필, 신흠, 유몽인, 서유구, 유형원. 다섯 명의 조선 후기 선비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들은 어릴 적부터 천재적인 실력으로 수준 높은 학문의 경지에 올랐음에도 자신의 뜻을 꺾지 않기 위해 회유와 협박에도 일체의 타협을 거부하고 스스로의 삶을 영위해나간다. 어려운 처지에 놓이더라도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확고한 신념과 의지를 지키며 자신의 길을 걸어간다.

이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살다가 더 쉽고 편한 길에서 나의 신념이 흔들리는 상황이 오면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해보게 되었다.

 

3강 다름의 심리학은 임상심리전문가인 노주선님의 강의다.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다.’라고 마음속에 새기려 노력하지만 아직 머릿속에만 맴돌고 있는 다름에 대한 이야기여서 흥미롭게 봤다.

 

다름은 피할 수 없는 현상이고, ‘다름으로 인한 갈등이나 대립으로 야기되는 심리적, 사회적 손실이 너무 크며, ‘다름을 효과적으로 다룰 경우에 이끌어낼 수 있는 긍정적인 시너지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다름을 중시해야 한다.

다름은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호기심이나 동경의 대상이 될 수도 있지만, 갈들이나 대립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다름을 이해하고 수용해야만 다름의 이 양면적 속성 중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다름차이를 존중한다면 나와 다른 사람에게서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창의적인 해답을 얻을 수도 있고, 긍정적인 시너지가 발휘될 수도 있다. 사회적으로는 업무 효율이 높아지는 성과도 얻을 수 있고, 문제 상황도 폭넓게 논의할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기질과 개인적인 경험,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요구되는 역할과 책임에 따라 달라진다. 이런 다름을 이해하고, 조화와 타협을 이뤄야 갈등과 대립을 해결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저자는 나의 다름을 이해하고, 타인의 다름을 수용하기 위한 각각의 5가지 질문을 제시해준다.

나처럼 다름을 받아들이는데 어려움이 있다면 이 질문에 대답하는 과정을 통해 나와 타인의 다름을 이해하고 수용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41인가구 보고서는 경제학자 김광석님의 강의로 1인가구가 증가하는 시대에 나의 관심사 중 하나로 집중하며 읽게 됐다.

당연히 1인가구의 비중에 청년층이 가장 많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 밖으로 60대 이상의 노년층이 압도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또한 1인 가구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현상도 60대 이상을 중심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이른바 독거노인의 가구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이다.

 

1인가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1인 생활자로서 겪어야 하는 불편한 점이나 걱정거리에 대한 물음에 청년층은 식사 해결이나 주거 및 생활환경과 같이 부모와 떨어져 살면서 나타나는 요인을 1위로 답변한 반면에, 장년층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나약해지면서 발생하는 걱정거리가 1위를 차지했다.

 

또 다른 통계에서는 30~401인가구의 연간소득은 평균 4800만 원 이상으로 가장 높고, 50~60대의 연간소득은 1200만 원 미만인 경우가 많은 것을 볼 수 있었다.

나도 청년층으로서 유용한 정책들을 활용하고 있지만 이러한 가구구조의 변화와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문제에 발맞춰 정부정책도 더욱 다양해질 필요성을 느꼈다.

 

 

PART2 '개인과 사회'

 

5강 과식사회는 심리학 박사 이장주님의 강의로 평소 과식으로 자주 후회하는 내가 눈여겨보게 될 수밖에 없는 강의였다.

 

배고픔이 일상이던 조상들이었기에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음식을 가능한 많이 먹도록 본능적으로 프로그래밍 되었다고 한다. 과식은 굶주린 조상이 물려준 유산인 셈이다. 하지만 반대로 지금은 먹을 것이 부족함 없는데도 불구하고 참아야하는 다이어트를 하는 세상이 됐다는 게 아이러니하다.

 

우리 몸의 기본적인 통제 시스템은 항상성 유지이기 때문에 내 몸이 기억하는 나의 몸무게도 유지하려고 한다. 항상성은 체중이 늘어나는 상태에는 관대하지만 체중이 줄기 시작하면 매우 엄격하고 민감하게 대응해 찌는 것보다 빼는 게 더 어렵다.

 

때가 되면 들어오던 음식이 위장에 도착하지 않으면 그렐린이라는 화학물질이 뇌에 음식을 먹으라는 명령의 신호를 보내고 이때 음식을 먹지 않으면 두통이라는 극단적인 처방까지 내린다.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1~2주 사이에 배고픔과 두통으로 음식을 찾아 먹으면 살이 빠지는 경험을 한 몸이 여분으로 지방 함량을 늘린 탓에 요요현상까지 겪게 되면서 다이어트는 실패한다.

그래서 다이어트는 6개월에서 1년의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의지력이 고갈되면 통제력을 잃고 폭식할 수 있기 때문에 한정된 의지력이 고갈되기 전에 보충해주는 방식으로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

간헐적 단식과 치팅데이 프로그램이 그 방법으로 간헐적 단식은 일반적으로 하루를 주기로 16시간 공복, 8시간 안에 식사를 하는 방법이다. 치팅데이는 대략 일주일에 하루를 치팅데이로 정해서 다이어트 전에 먹던 만큼 음식을 섭취하는 것으로 의지력을 보충한다.

 

나도 다이어트는 평생이다.’라는 생각으로 과식과 절식을 반복하는데 건강한 방법으로 다이어트를 하고, 건강한 식습관을 형성한다면 더 이상 과식과 후회를 반복하지 않을 날이 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6강 똑똑한 사람들이 가족에게는 왜 그럴까?’는 상담학자인 권수영님의 강의로 우리가 너무 당연하고, 무조건이라고 생각한 가족의 관계를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가족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가족을 가장 기본적인 사회적 단체라고 정의하지 않는다. 그 대신 하나의 유기체로 정의하는데, ‘유기체의 사전적 정의는

많은 부분이 일정한 목적 아래 조직되어 그 각 부분과 전체가 필연적 관계를 가지는 조직체

생물처럼 물질이 유기적으로 구성되어 기능을 가지게 된 조직체로 정리된다.

가족 구성원은 가족이라는 유기체를 유지하기 위해 각자 맡은 바 역할을 하지만 모두가 똑같은 에너지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한 명에게 과도한 부담을 안길 수도 있다.

 

자녀의 일탈행위는 가족을 위한 고귀한 희생이고, 아버지의 격분과 돌발 행동은 방어기제라는 이야기를 흥미롭게 보고 있던 중에 당신은 부모입니까, 학부모입니까?’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부모는 멀리 보라하고, 학부모는 앞만 보라 합니다.
부모는 함께 가라 하고, 학부모는 앞서 가라 합니다.
부모는 꿈을 꾸라 하고, 학부모는 꿈꿀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당신은 부모입니까, 학부모입니까?’

라는 공익광고였다.

저자는 자녀를 자신의 분신으로 여기며 자신의 부족한 점을 자녀를 통해 충족하려는 부모가 자신의 불안을 다루기 시작하면서 자녀에게 너만의 꿈을 꾸라고 권하는 학부모로 변해가는 사례를 들려주면서, 학부모로 살기를 멈추고 오로지 부모로만 살 수는 없겠지만 자신을 잘 아는 부모가 좋은 학부모가 된다고 한다.

 

7강 콤플렉스의 시대, 신화와 비극에서 위로를 찾다는 연극연출가 김은정님의 강의이다.

 

어릴 적 만화로 된 그리스로마신화를 재미있게 봤었다. 오랜만에 익숙한 신들의 이름과 신화를 보니 그때가 생각이 나면서 다시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신들은 과감히 콤플렉스를 드러내면 위로와 공감을 끌어낸다. 신화는 격랑에 휩쓸리지 않고 진정한 자신을 찾아야 비로소 콤플렉스의 시대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말한다고 한다.

저자는 의붓아들을 향한 어그러진 욕망에 사로잡힌 페드르, 희대의 악녀로 불리는 메데이아, 황금 사과 복수극 등의 신화를 통해 콤플렉스에 대해 이야기한다. 콤플렉스의 원인이 되는 상처를 마주하고 인정하는 순간, 아이러니하게도 상처는 더 이상 상처로 남지 않을 것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신화를 통해 작은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이번 독서리뷰의 마지막 강의인 8강 노동인권: 이건 제 권리입니다는 노동인권 전문 강사인 문승호님의 강의로 노동자의 인권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권은 사람이 개인 또는 나라의 구성원으로서 마땅히 누리고 행사하는 기본적인 자유와 권리로 정의된다. , 노동인권은 노동자가 마땅히 누리고 행사하는 기본적인 자유와 권리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청소년이 노동자로서 응당 보장받아야 할 권리를 생각해보고 따질 수 있도록 보편적인 노동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공감이 갔던 내용이 있다. 노동을 존중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사회적 인식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노동 그 자체가 가진 신성함이 있고, 모든 노동은 존중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늘 생각하며 행동하는 것 중에 하나가 이와 비슷한 맥락인데, 우리는 어디서나 노동자를 만난다. 그 노동자들로 인해 생활에 편의를 얻고, 서비스를 받고 살아가는 만큼 그 구성원들을 존중하고, 늘 감사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 내가 늘 새기며 살아가는 문구 중 하나인 만큼 큰 공감이 갔다.

 

저자는 노동교육이 학교에서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지식 쌓기 교육을 넘어서 우리가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데 기초가 되는 교육, 주체적인 인간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교육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더해서 권리에는 그만한 책임이 따른다는 말을 덧붙인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보려 한 퇴근길 인문학 수업은 현재까지 6개의 시리즈가 출간되었고, 사회적, 개인적 인간관계에 대한 여러 생각에 첫 번째로 읽게 된 관계를 보니 결코 가볍게 볼 수 없었다. 각 강의마다 뼈아픈 사회문제나 다른 흥미로운 주제들로 구성되어 재미있기도 했지만 읽을수록 생각을 하게 되는 이야기들이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퇴근길 인문학 수업 : 관계PART1PART2를 리뷰 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이어서 퇴근길 인문학 수업 : 관계의 더 흥미로운 이야기가 담겨있는 PART3의 독서리뷰를 할 예정이다.

 

이상으로 퇴근길 인문학 수업 : 관계첫 번째 독서리뷰 끝.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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